인디펜던스 에어

휴가를 맞아 동부를 다녀올 때 뉴욕까지 비행기를 탔다. 피츠버그에서 차로 10시간 남짓 달려야 하는 거리인데, 고속버스로는 12시간, 기차를 이용해도 만만찮게 걸리기 때문에 오가는 시간을 아껴 여행에 집중하려고 내린 결정.

그런데 피츠버그에서 뉴욕으로 가는 마땅한 항공편이 없었다. 유일하게 델타가 직항노선을 제공하는데, 꼭두새벽 아니면 한밤중이라 별수없이 다른 도시를 경유하는 걸로 찾다가 ‘저렴한 가격 290불에 모시는’ 인디펜던스 에어라는 항공사를 찾았다.

처음 들어보는 데라 못미덥기도 했지만, 싼 맛에 덜컥 표를 사버렸다. 그리고 마침내 떠나는 아침.

공항에 나가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노라니 창밖 저만치서 기체가 나타났다. 서서히 이쪽으로 다가오니 서 있던 직원이 얼른 고임목으로 비행기를 받쳤다.

타 보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보잉이나 에어버스 같은 고급기종이 아닌 탓인지 공항에서 표를 내고 나가면 허허벌판 활주로에서 직접 트랩을 올라 기내로 들어가는 식이다. 마치 예전에 대통령 동남아 순방한다고 일제히 보여주던 특집방송처럼 계단을 한칸한칸 올라가니 느낌이 색다르다. 그리고 고속버스처럼 짐을 비행기 바로 옆까지 가지고 가서 직접 동체 아래의 화물칸에 실은 다음 내릴 때도 직접 챙겨가기 때문에, 좀 우스워 보이긴 해도 빨리빨리 짐을 들고 떠날 수 있었다.

인디펜던스 에어라는 항공사는 워싱턴 DC에 거점을 두고 있어서인지 어디서 타든 일단 워싱턴에 내렸다가 갈아타는 방식이다. 그런데 워싱턴에 내리면 갈아탈 비행기가 바로 옆에 서 있기 때문에 환승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고.

하여간 뉴욕까지는 만족스럽게 갔다. 문제는 돌아올 때 벌어졌는데…

뉴욕 JFK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워싱턴에 내려 피츠버그행을 갈아타려 기다리고 있는데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오늘 워싱턴 공항 주변의 극심한 교통정체로 승무원 일부가 아직 출근을 못해 출발이 지연되고 있으니…”

서너 번의 안내방송 끝에 1시간 반이 지나서야 마침내 승무원이 도착했다며 출발하자고 한다.

기내에 들어가자 기장이 직접 객실로 나와서 미안하다며 그래도 스튜어디스가 늦게나마 왔으니 최선을 다해 한번 밟아 보겠단다.

비행기도 관광버스처럼 막 달려도 되는지 의아했지만, 아무튼 이륙하자마자 기장이 신나게 속도를 낸에 원래 1시간이 걸려야 할 피츠버그를 35분만에 그야말로 ‘날아 왔다.’

가격도 저렴하고 이것저것 편리한 점도 많지만, 글쎄…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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