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과 팬

여름의 피츠버그는 무척 덥다.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습도가 몹시 높아 한국의 여름을 연상케 할 정도로 끈적거리는 날도 많기 때문에 여간해서 버텨내기가 힘들다.

처음 왔을 때에는 한국에서 그래왔던 것처럼 강인한 정신력으로 뜨거운 여름을 이겨내 보려 했지만, 지내고 있는 집의 구조가 한쪽에만 창문이 있는 형태라 바람이 잘 통하지 않기 때문에 해가 떠올라 공기가 데워지면 도통 빠져나가지를 않는다.

비단 이 집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방 한두개짜리 아파트라고 나와 있는 데를 여러 곳 가 보아도 별반 차이가 없다. 마치 호텔처럼 복도 양쪽으로 집이 나 있는 식이다.

결국 여름이 시작될 무렵, 에어컨을 사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다행히 방세에 전기료며 수도, 가스요금이 모두 포함된 터라 별 부담 없이 실컷 쓸 수 있는 점도 ‘지름신’의 강림에 큰 기여를 했다.

마침 월마트에서 79불짜리 금성 에어컨을 발견했다. 한국서도 찾아보기 힘든 GoldStar 상표를 미국에서 볼 줄이야. 물론 창문에다 설치하는 식이지만, 어쨌든 낑낑대며 사들고 와서 한시간 동안의 사투 끝에 무사히 달았다.

벌써 석달째 쓰고 있는데, 성능은 그럭저럭 만족할 만하다. 바람의 방향을 전환하려 하면 막대가 안에 들어있는 팬을 때려대는 어이없는 문제점도 있긴 하지만.

다행히 이 집은 미국에서 보기 드문 천장조명에다 실링팬까지 갖춰져 있어서 아침에 학교로 갈 때 켜 두고 나가면 저녁에 돌아와 문을 여는 순간 반기는 시원한 공기가 참 좋다.

에어컨 아래에 있는 건 공기청정기 – 나름 웰빙 라이프를 누려 보려고 구입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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