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는 없다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 기념공원에 다녀왔습니다. 포토맥 강변을 따라 링컨 기념관을 비롯해 여러 군데 볼거리가 있는데, 그 길 도중에 있더군요.기념 조형물입니다. 병사들이 판초우의를 입고 전진하는 모습입니다. 서 있는 병사들의 표정이 좀 멍청해 보이는 게 흠이지만, 한국 현대사를 비롯해 지금까지도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이 앞에 가면 숙연해집니다. 이 조형물은 승리를 상징하는 V자형으로 행군하는 19명의 병사들(육군 14명, 해병 3명, 해군특공대 1명, 공군관측병 1명)의 동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파병한 나라들을 규모 순서대로 새겨 두었습니다. 미국, 영국 다음으로 터키가 보이더군요. 혹시 참전 16개국(의료지원 5개국)을 알고 계십니까?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벨기에,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그리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터키, 필리핀이 파병했고, 덴마크, 인도,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웨덴에서 의료진을 보내왔습니다.

미군과 UN군의 희생자 숫자가 적힌 곳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수의 젊은이가 이 땅에서 쓰러져 갔더군요. 예전에 부산에 있는 UN묘지에 가본 적이 있는데, 새삼 숙연해졌습니다.


사망:  54,246(미군)   628,833(UN군)
실종:   8,177(미군)   470,267(UN군)
포로:   7,140(미군)    92,970(UN군)
부상: 103,284(미군) 1,064,453(UN군)

조형물 앞에 새겨진 글입니다. ‘알지 못했던 나라,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을 지키라는 조국의 부름에 응해 참전한 아들과 딸들을 기린다’는 내용이지요.

공원의 벽입니다. 참전용사들의 얼굴 2천 4백여 개가 화강암 벽에 새겨져 있는데, 19개의 동상이 이 벽에 비쳐 38선을 상징하는 38개로 보입니다.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문구가 있는 공원의 끝. 사실, 민주주의의 역사는 자유를 갖기 위한 투쟁으로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프랑스도, 영국도, 그리고 미국도… 오늘날 민주주의가 발전해 있다는 나라들은 모두 자유를 갖기 위해 치열한 전쟁이나 내전을 남들보다 훨씬 먼저 겪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쟁취한 소중한 자유를 목숨걸고 지켜 왔고요.

자유의 중요함을 잊고 우습게 여기면, 혹독한 핍박과 시련은 반드시 다시 찾아옵니다.

공짜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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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웅쑤
    Posted September 12, 2005 at 2:48 am | Permalink

    워싱턴 특히 이곳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에 꼭 가보고 싶어요
    전에 생각에는 미군만을 위한 기념비라고 생각했는데 내용을 보니 그렇지도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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