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귀파기

외국에서 혼자 지내니 귀 파는 것도 쉽지가 않다.
귀이개는 한국 상점에 팔지만, 혼자 파내기도 여의치 않다. 그렇다고 학교에 가서 딴 애들보고 파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얼마전 월마트에 갔다 약국 선반에서 발견한 귀파기 킷!!
이거야말로 내가 찾던 거라서 냉큼 사들고 왔다.
이제 나도 귀를 깨끗하고 말끔하게 만들면 그나마 영어가 좀 더 들리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안고.

마침내 설레는 맘으로 개봉.

상자 안에 작은 상자 하나랑 웬 뽁뽁이같은 게 들어있다.

작은 상자 안에는 안약처럼 생긴 작은 물약 하나.

사용설명. 약을 귀에 10방울 넣고 잘 들어가도록 귀를 기울였다가 뽁뽁이로 빼내면 된다.

저 방법대로 한쪽 귀에다 약을 넣고 고개를 반대편으로 젖혔더니 10방울이 줄기를 이루어 콸콸 귀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수영장 갔다가 귀에 물이 가득 들어간 느낌. 으으…

그리고 약이 귀 안으로 들어가버리니 저 뽁뽁이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귀 안으로 연신 바람만 휙휙 들어오니 기분이 묘해졌다. 어떤 느낌이냐면…옆사람한테 귀에 바람 좀 불어달라고 부탁하면 알 수 있을 듯.

할수없이 그냥 잠들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깨어났을 때 얼굴과 이불 곳곳에 묻어있는 귀지의 흔적이란. 밤새 녹은 귀지가 귀 밖으로 흘러나왔다가 다 말라붙어 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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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드림투유
    Posted July 20, 2005 at 4:18 am | Permalink

    뽁뽁이로 바람을 불어넣는게 아니라, 누른상태에서 귀에대고 떼서 빨아들이는게 아닐까요..?;;

  2. 지서니
    Posted July 21, 2005 at 12:15 am | Permalink

    아..저거 좋다더라..
    약국하시는 이모가 저걸 추천하더라구…애들두…귀지가 굳으면..
    파낼때 아프니 저걸 쓰곤한데…

  3. myBin
    Posted July 21, 2005 at 12:17 am | Permalink

    원래는 빨아들이는 건데, 실제 해보면 약이 너무 묽어서 귓속으로 줄줄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별로 효과가 없습니다.

  4. myBin
    Posted July 21, 2005 at 12:18 am | Permalink

    저거를 귀에 넣고 그냥 잤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얼굴에 뭐가 잔뜩(!) 묻어 있길래 만져보니 으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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